“하나님께서 우리를 새 언약의 사역자들이 되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게 하셨습니다. 사역자들은 문자에 속해 있지 않고 그 영께 속해 있습니다. 왜냐하면 문자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지만, 그 영은 생명을 주시기 때문입니다.”(고후 3:6)
죽이는 문자와 생명주시는 성령
여기에서 말하는 ‘문자’는 율법을 가리킨다. 율법을 성령과 비교해 볼 때, 율법 안에는 성령의 살리는 그 능력이 없기 때문에 율법은 사람을 죽일 따름이다. 주 예수님은 “생명을 주시는 분은 그 영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성령 외에 사람을 살리는 것은 없다. 하나님의 생명조차도 성령 안에 있다. 심지어 물질세계도 당초에 성령의 운행하심으로 생긴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람 되신 주 예수님의 출생도 성령에 의한 것이다. 성령의 계시에 따르면, 생명을 주시는 것은 모두 성령에 달린 것이다. 율법은 문자를 좇는 것일 뿐 성령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을 죽게 한다. 그러나 사람을 죽이는 구약의 ‘문자’(곧 율법)가 있을 뿐 아니라 신약의 ‘문자’도 있다. 구약이 중요시하는 것은 율법이다. 이 율법은 성경이 우리에게 말한 것으로서 하나님에게서 나온 것이고, 거룩하며 영에 속한 것이다. 다만 그 안에 성령이 없기 때문에 세상에 있는 많은 문자와 같이 사람을 죽이는 문자가 된 것이다. 비록 신약의 복음에 있는 많은 진리와 명령, 훈계와 교훈들이 하나님에게서 나온 것들이고, 사람의 행위를 통제하고 사람의 도덕성에 영향을 준다 할지라도, 성령의 능력을 떠날 때 그것들은 사람을 죽이는 문자로 변하게 된다.
성령이 없는 것은 모두 죽은 것이요 능력이 없는 것임
성령을 떠나서는 생명이 없고 모든 것이 죽은 것이라는 진리를, 많은 믿는 이들이 소홀히 여겼다. 우리는 성령의 역사를 온전히 의지하지 않고서 행하는 모든 것은 무익하다는 것을 철저히 보지 못했다. 우리가 성령의 능력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육신의 부패함을 시인한다 할지라도, 여전히 육체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하나님은 온전히 성령을 의지하여 사는 단계에까지 우리를 인도하고자 하신다. 그분은 우리가, 우리 안에서 성령이 운행하신 결과가 아니고, 성령의 능력으로 산출되지 않은 모든 역사와 행위와 모든 기도와 진리 추구가 다 죽은 것임을 보기 원하신다. 오늘 하나님의 부르심은 그분의 자녀들이 더 풍성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죽음을 제하고 죽음을 이기기를 원하신다. 우리는 죄를 이기는 것을 주의할 뿐 죽음을 이기는 것을 주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죄의 법에서 해방하실 뿐 아니라 또한 죽음의 법에서 해방하신다(롬 8:2). 오직 성령만이 생명을 주신다. 성령이 없는 곳에는 생명이 없고 죽음으로 충만하다. 그리스도인은 죄를 범하지 말아야 할 뿐 아니라 더욱이 죽음을 이기고 생명으로 충만되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죄를 미워하듯 죽음을 미워하신다. 죄는 우리를 하나님에게서 끊어지게 하지만, 죽음은 우리가 하나님과 교통하는 것을 가로막는다. 죄를 이기는 것은 부정적인 것이고, 생명으로 충만되는 것은 적극적인 것이다. 우리는 아담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다 죽은 것이고,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것은 다 산 것임을 보고 알아야 한다. 그러나 어떻게 살아 있는가? 성령을 힘입음으로써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있는 생명의 영의 법”(롬 8:2)이라고 말했다. 이 구절은 우리에게, 육체에 속한 것들이 죽음에 속할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완전한 율법까지도 성령을 떠나서는 여전히 죽은 것임을 계시한다. 문자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다.
두뇌로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 사람들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영은 분리할 수 없다. 하나님은 성경에 기록된 그분의 말씀을 우리에게 주신 동시에, 그분의 말씀을 받으려면 그분의 영의 능력으로 말미암아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하셨다. 하나님은 그분의 말씀이 한마디도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그분의 영을 말씀의 원동력으로 삼으실 뿐 아니라 그분의 영으로써 그분의 말씀을 확증하신다. 하나님의 말씀만을 접하고 그분의 영을 접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이 능력 없는 것을 볼 것이다. 하나님의 영이 없다면 하나님의 말씀은 죽은 문자에 지나지 않는다. 성경은 우리에게,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사정을 알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을 어리석은 것으로 여긴다고 말한다. 믿지 않는 사람은 자기의 지혜로 성경을 상고하므로 그에게 성경은 죽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거나 하나님의 말씀이 역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성령이 없기 때문에 이 사람에게 성경은 죽고 능력 없는 한 권의 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생명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문자에 지나지 않는다. 왜 그런가? 전자는 성령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받고, 후자는 두뇌의 지혜로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에는 원동력과 생명이 있다. 그러나 만일 사람이 두뇌로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다면 그는 이 말씀 안에 있는 능력과 생명을 얻지 못한다. 두뇌로만 진리를 받는 사람에게는 모든 진리들이 사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 진리들은 그에게 효력이 없고 때를 따라 그것을 적용할 수도 없다. 그가 그 진리의 배경과 사실과 과정을 다 알고 하나님의 약속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안에서 능력을 얻지 못한다. 이 진리들은 그 사람에게는 진리라 할 수 없고 공허한 가르침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그가 그 진리의 진실성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믿는 이가 성령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는가를 알아보려면, 다만 그가 받아들인 하나님의 말씀이 능력이 있는가를 알아보면 된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말씀을 확증하기 위해서 믿는 이에게 성령을 주신다.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이 확증되지 못한 이유는 성령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위험은 믿는 이가 말씀을 듣고 성경을 읽고 진리를 추구하되, 두뇌의 지혜에만 의존하는 데 있다. 하나님은 그분의 말씀과 그분의 영을 연결시키셨다. 그러나 사람은 그분의 말씀을 그분의 영과 분리시키거나, 그분의 영을 그분의 말씀과 분리시킨다. 이 두 가지의 극단은 다 똑같다. 하나님의 말씀을 그분의 영과 분리시키는 사람의 그 행위는 결국 괴상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과학 서적을 읽듯이 성경을 읽는다. 그들은 머리가 좋고 사람의 지도(指導)가 있으므로, 거기에 노력만 더하면 성경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식의 성경 공부는 여러분이 성경적인 사실과 교리를 이해하도록 하겠지만,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을 체험하도록 할 수는 없다. 하나님의 영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그분의 능력으로 그분의 진리를 이해하는 단계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시기 바란다. 오직 성령만이 하나님의 말씀과 말씀 안에 있는 생명의 능력을 믿는 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두뇌로 진리를 받아들일 때 결코 진리 안에 있는 생명과 능력을 얻을 수 없다..
[워치만 니, 믿음의 문과 길, 5장, 한국복음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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