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흐름 34호
좋은 땅의 높음
“또 하나님은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그분과 함께 일으키시고, 하늘들의 영역 안에 그분과 함께 앉히셨습니다.” [엡 2:6]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그리스도
우리들 대부분은 가나안 땅이 고지(高地)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적어도 해발 600미터에서 1,200미터나 된다. 가나안은 산들의 땅이다. 신명기와 에스겔서에는 이스라엘 땅이 산이 많고 지대가 높은 곳이라고 말해 주는 여러 구절이 있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어떤 면에 대한 예표인가?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지도를 살펴보아야 한다. 가나안 땅의 한 면에는 큰 바다인 지중해가 있고, 다른 면에는 또 다른 바다인 사해(死海)가 있다. 이렇게 이 땅의 양면에 바다가 있다. 성경에서 바다는 죽음을 상징한다. 이것은 그리스도를 둘러싼 것은 오직 죽음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죽음으로부터 무언가가 솟아올라 있다. 바로 그리스도는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일으켜지셨다! 그러므로 고지, 즉 산 위의 땅은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그리스도의 예표이다. 그리스도는 죽은 사람들로부터 부활하여 높이 승천한 분이시다. 그분은 높은 산이시다.
오순절 날이 왔을 때, 베드로는 열한 사도와 함께 서 있었다. 한 어부, 한 작은 사람, 겉으로 볼 때 작고 초라한 사람인 베드로가 있었다. 그러나 그날 베드로가 예수님의 부활 승천을 선포하고 증언하기 위해 열한 사도와 함께 일어섰을 때, 그는 이 세상의 어떤 지위보다도 높은 위치에 있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높은 사람도 베드로와 그와 함께 서 있는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그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높여질 수 있었는가? 그것은 그들이 승천하신 그리스도를 말하기 위해 서 있었고, 승천하신 그리스도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산 위에 있는 사람들이요, 하늘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이 땅에 있는 모든 것을 초월했다. 대제사장, 왕들, 백성의 통치자들이 모두 그들의 발밑에 있었다.
승천하신 그리스도를 체험함
1943년, 나는 주님의 일로 인하여 일본 헌병에 의해 투옥되었다. 그 당시 일본군은 중국 본토의 많은 지역을 점령했는데 내가 일하고 있던 도시는 그들의 점령하에 있었다. 감옥에 갇힌 동안, 나는 거의 날마다 6시간 이상 심문을 받았다. 그것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상황이었는지 여러분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주님 외에는 내게 아무런 도움도 없었다. 그래서 기도하는 것 외에는 달리 도움받을 길이 없었다. 그들은 나를 독방에 가두었다. 나는 항상 기도하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그러나 나는 기도하면 할수록 하늘에 있다는 사실을 더욱더 느끼게 되었다고 증언할 수 있다. 나는 감옥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있었다. 내가 관리들 앞에 심문을 받으러 끌려 나갔을 때, 나는 그들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들 아래 있지 않고 그들 위에 있었다. 왜 그런가? 나는 승천하신 그리스도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감옥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었고, 그리스도께서 내게 모든 것이 되셨다. 그들의 모든 위협 가운데서도 나는 하늘에 살고 있었다. 삼 주 동안 나를 이런 식으로 다룬 후, 그들은 내게서 아무런 죄를 찾아낼 수 없었다. 그들의 유일한 판결은 내가 미신적인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 선생, 당신은 하나님에게 사로잡혔군.”이라고 말했다. 어느 날 그들은 나를 조롱하려고 감옥에서 불러냈다. “하나님과 국가 중에 어느 것이 더 중한지 말해 보시오.”라고 내게 물었다. 나는 그들의 술책을 알아차렸다. 만일 국가가 더 중대하다고 말했다면 나를 더 이상 미신적인 사람이라 판단하지 않고 애국자라고 했을 것이다. 그것은 내가 애국자인지 아닌지, 내가 국가를 염려하는지 안 하는지 알아내려는 의도였다. 나는 주저했다. 그들은 “빨리빨리 말하시오.”라고 재촉했다. 그들이 “빨리”라고 말하면 할수록 나는 더 망설였다. 마침내 그들에게 말했다. “내게는 하나님이 첫째입니다.”라고 했더니, 그들은 “좋소! 오늘은 하나님이 당신에게 빵을 갖다 주게 하시오. 우리는 더 이상 음식을 주지 않겠소.”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또 다른 위협이었다. 바로 뒤에 한 그리스 청년이 체포되어 투옥되었는데, 우리 둘을 조그만 감옥에 함께 두었다. 헌병은 그 청년이 그 도시에는 아무런 연고도 없고 나에게 들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말할 것 같지도 않아 함께 두어도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을 때 음식을 배급하는 일본 군인이 우리 감옥으로 왔다. 중국말을 못 하는 일본 군인은 그의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나를 놀려댔다. 그것은 곧, 그는 내게 아무것도 주지 않을 것이고 하나님께서 나를 먹여 주실 것이라는 의미였다. 그는 그리스 청년에게 약간의 빵을 건네 주고 내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고 떠나 버렸다. 그가 나간 후에 그리스 청년은 나와 이야기하며 나의 상황에 대해 물었다. 나는 그에게 내 이야기를 다 해 주었다. 그랬더니 그는 “오, 이 선생님, 저는 이 음식을 먹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잡수십시오.”라고 말했다. 나는 “그렇지만 이것은 당신의 몫입니다.”라고 했더니 그는 “당신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내가 당신의 고통을 함께 나누어서는 안 된단 말입니까?”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억지로 빵을 먹게 하고 우유를 마시게 했다. 그다음 날 그들은 또다시 나를 놀리려고 감옥에서 불러내어 물었다. “당신의 하나님이 당신에게 음식을 갖다 주셨소?” “그렇습니다.”라고 나는 대답했다. 그들은 나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내가 하나님 외에는 아무것도 관심하지 않는 미신적인 사람일 뿐이라고 느꼈다. 그러더니 “좋소, 우리가 이발사를 데려와서 이발을 시켜 주고 식당에서 가져온 좋은 음식을 주겠소.”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승천하신 그리스도를 체험한 것이다. 우리는 승천하신 주님 안에 있다. 그분을 체험할 때 우리도 초월하게 되며 모든 것이 우리의 발아래 있게 된다.
나는 감옥에서 석방된 후 곧 결핵을 심하게 앓게 되었다. 나는 여섯 달 동안 꼼짝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고, 2년 반 동안이나 활동을 제한받았다. 외적으로 말하면 그때는 참으로 어두운 나날이었다. 그러나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나는 기도할 때마다 침대에 있지 않고 하늘에 있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극심하게 아팠지만, 기도할 때 내가 병중에 있지 않고 훨씬 더 높은 하늘에 있다고 느꼈다. 투옥과 핍박, 빈곤과 질병이 있었지만, 그러나 주님을 찬양하자! 승천하신 주님, 초월하신 주님이 하늘에 이르는 나의 길이셨다. 성도들이여, 우리가 어떻게 하늘에 있을 수 있는가? 다만 승천하신 그리스도 안에 있음으로써만 가능하다.
[위트니스 리, 만유를 포함한 그리스도 3장, 한국복음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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