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13장에 기록된 이야기는 매우 엄중한 일이며 슬픈 일이다. 여기에 나오는 한 사람은 하나님의 사람이고, 또 한 사람은 늙은 선지자이다. 이 두 사람은 다 하나님께 쓰임을 받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종말은 다 비참했다. 이 두 사람에게서 얻는 교훈은 참으로 엄중한 것이다.

하나님과의 교통을 잃을 때 낡고 눈멀고 진부하게 됨

이 늙은 선지자는 하나님께 쓰임을 받던 사람이었지만 이제 그는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여로보암이 벧엘에서 죄를 범하였으므로 하나님께서 그에게 경고하고자 하실 때, 벧엘에 있는 늙은 선지자를 통하여 말씀하지 않으시고, 유다에서 보낸 하나님의 사람을 통하여 말씀하셨다. 이것은 늙은 선지자가 하나님을 위하여 쓰임 받을 수 없었음을 말한다. 늙은 선지자의 ‘늙음’은 그가 영적으로 노련하다는 뜻이 아니요, 영적인 풍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도 아니다. 이는 그가 낡았고 하나님의 손에 쓸모가 없어진 것을 말한다. 하나님께서 여로보암에게 경고하실 때, 하나님의 사람을 쓰실 수 있었지만 늙은 선지자는 쓰실 수 없었다. ‘하나님의 사람’이란 바로 그와 하나님 사이에 교통이 있는 사람을 뜻한다. 하나님과의 교통은 밝은 빛의 근거이다. 언제든지 교통이 그칠 때 밝은 빛도 그친다. 이 늙은 선지자가 과거에는 영적 체험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미 하나님과의 교통을 잃었고 늙은 선지자가 되었다. 하나님은 이제 그를 더 이상 쓰실 수 없었다. 많은 믿는 이들의 영적 상태가 십 년, 혹은 팔 년 전의 영적 상태와 똑같다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영적 진보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영적으로 신선한가, 풍부한가는 하나님 앞에서 매우 큰 문제이다. 많은 경우, 우리는 영적으로 너무나 낡았고, 너무나 빈곤하다.

늙은 선지자는 벧엘에 살고 있었다. 벧엘은 그당시 어떠한 상태였는가? 여로보암이 벧엘에서 자기가 만든 금송아지에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그는 레위 자손이 아닌 일반 백성을 제사장으로 세워 자신이 스스로 절기를 정하고 제단에 분향했다(왕상 12:28-33). 그의 이러한 행동은 다 하나님께 득죄한 것이다. 여로보암은 백성들이 예루살렘의 성전에 가서 제사 지내는 것을 꺼렸기 때문에, 예루살렘 이외의 장소에 경배할 곳을 세운 것이다. 그가 비록 다른 신에게 경배하지 않고 여전히 이스라엘을 애굽 땅에서 인도해 내신 하나님께 경배했을지라도, 그는 예루살렘 밖에서 자기 뜻대로 하나님을 경배했다. 그가 벧엘에서 지은 죄는 참으로 큰 죄이다. 이 늙은 선지자는 바로 그 벧엘에 살고 있었다. 여로보암이 바로 그의 눈앞에서 이러한 일을 하고 있는데도, 그에게는 여로보암의 그 악한 일이 죄로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상태는 참으로 심각한 것이다! 선지자가 하나님을 대신해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가 하나님의 뜻을 앎으로써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늙은 선지자는 하나님의 뜻을 모르는 선지자였다! 하나님의 뜻을 모르는 사람들은 하나님을 위하여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을 보내신 것이다. 늙은 선지자가 예루살렘이 아닌 벧엘에서 경배하는 것이 죄인 것을 보지 못한 것은 그가 이미 병들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경배하는 것은 좋은 일이기 때문에 어디서 경배하든 좋다고 생각하여, 벧엘에서 경배하는 것이 왜 잘못된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과거의 영적인 경력과 자격에 속지 말아야 함

그러나 비참한 것은 늙은 선지자뿐만이 아니었다. 더 비참한 것은 하나님의 사람이 늙은 선지자의 해(害)를 받은 것이다! 여호와께서 하나님의 사람에게 “떡도 먹지 말며 물도 마시지 말고 왔던 길로 돌아가지 말라”라고 말씀하셨다(왕상 13:9). 하나님의 사람은 이 명령을 기억하고 왕의 요청을 거절했고 늙은 선지자의 요청도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러나 늙은 선지자가 “나도 그대와 같은 선지자라 천사가 여호와의 말씀으로 내게 이르기를 그를 네 집으로 데리고 돌아가서 그에게 떡을 먹이고 물을 마시게 하라 하였느니라”(18절)라고 한 이 몇 마디의 말에 그는 곧 어두워졌다. 그는 “이 늙은 선지자도 선지자다. 그는 나보다 경험이 많다. 나는 그의 말을 들어야겠다.”라고 생각하여 그 늙은 선지자와 함께 가서 늙은 선지자의 집에서 떡을 먹고 물을 마셨다. 하나님의 사람은 늙은 선지자의 말을 듣고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결과 사자에게 물려 죽었다. 하나님의 사람은 원래는 하나님의 명령에 대하여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나도 선지자라’는 말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 말에 미혹된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분명한 명령이 있은 후에는 아무리 노련한 선지자의 말이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명령과 일치하지 않을 때에는 절대로 그 말을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엄중한 교훈을 배운다.

하나님의 말씀에 일치되지 않으면 누구의 말도 거절해야 함

바울이 갈라디아 성도들에게 한 말도 이와 똑같은 원칙을 따랐다. 그는 “우리 자신이나 하늘에서 온 천사일지라도, 우리가 여러분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한다면, 저주를 받을 것입니다.”(갈 1:8)라고 말했다. 바울이 전한 복음은 사람의 뜻을 따라 된 것이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었다(갈 1:11-12). 그러나 어떤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질시켜 ‘다른 복음’을 전했다. 바울은 갈라디아 성도들에게 그들의 미혹을 받지 말라고 권면하였다. 그는 미혹하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종인 것처럼 가장하여 겉으로 보기에 영적인 말로 사람들을 괴롭힐 것을 간파하였다. 그래서 그는 갈라디아 사람들에게 엄중한 경고의 말을 한 것이다. 그는 ‘우리 자신이나’라고 했다. 이 뜻은 바로 바울 자신이라도 오늘 그들에게 와서 전하는 복음이 전에 전한 복음과 다르면 믿지 말라는 것이다. ‘너희들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부터 온 복음만을 믿고 바울의 이름은 믿지 말라. 만일 나 바울이 나중에 전한 복음이 이전에 전한 하나님의 계시와 다른 것일 때는 믿지 말라.’라고 한 것이다. 바울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사람의 명망에 의해 영향을 받고, 사람의 명망을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믿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이나 자신을 위해 조금의 여지도 남겨 두지 않고 완전히 하나님의 진리의 편에 서서 말하는 태도를 보여 준 것이다. 그는 그들에게 사람의 유명한 이름을 믿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진리만을 믿고 따르도록 요구했다. 그는 우리가 마땅히 하나님의 진리에 서서 받아들여야 할 말과 거절해야 할 말을 분별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만일 어떤 사람의 설교가 하나님의 진리에 반대될 때는 그가 누구든지 그 말을 듣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참으로 깨어 있는 마음과 분별력을 가지고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절대로 충성하여 우리가 받은 그 진리를 지켜야 한다.

[워치만 니 전집, 38권, 38장, 한국복음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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